NO. HAP18YF1003 둥지 구성회여의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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둥지(Nest), 12,000(W) × 8,000(D) × 2,000(H)mm, 201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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둥지에서 바라보는 새들의 보금자리 밤섬
둥지는 한강공원의 새로운 보금자리이다. 그곳에서 시민들은 편안하게 휴식하며 한강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. 강가에 비스듬히 자리한 둥지 위에 올라서면 마포대교 너머로 밤섬이 보인다. 밤섬은 사람이 살지 않는 섬으로 새들의 신비로운 보금자리이다. 한 때 삶의 터전이었던 밤섬은 1960년대 여의도 개발 당시 한강의 원활한 흐름을 이유로 폭파되었다.
자연의 힘은 때때로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선다. 현재의 밤섬은 사람이 파괴한 자연을 강이 다시 지어올린 건축물이다. 한강은 꾸준히 모래를 실어 옛 밤섬의 흔적 위에 켜켜이 올렸다. 그 곳은 섬이 되었고, 섬이 점점 커져 땅이 된 곳에 버드나무와 억새가 자라났다.
나무와 풀이 돋자, 새들이 찾아 들었다. 둥지 위에 올라앉아 밤섬을 바라보는 일은 자연이 지어올린 보금자리의 신비를 확인하는 일이다. 비단 섬만이 신비롭다고 할 수 있을까. 둥지에서 보이는 것은 강과 다리, 섬과 하늘, 그리고 어느 곳으로 시선을 돌려도 놓칠 수 없는 도시-서울의 풍경이다. 거리(distance)는 풍경에 색채를 입힌다. 가끔 새가 들고 나는 처연한 밤섬의 모습, 무심하고 야속하게 느껴지는 강물의 흐름, 빨갛게 파랗게 앞서지도 뒤서지도 못하는 자동차 불빛들, 곧 테트리스의 게임오버를 선고받을 것 같은 건물들의 실루엣.
강에 가깝게 자리하고 비스듬히 강을 향하고 있는 둥지는 강의 풍경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자리가 된다. 여의도한강공원의 즐거운 모습 속에서 잠시 둥지 위에 올라 앉아 천천히 흘러가는 한강의 풍경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시간을 기대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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